2023. 9. 16. 22:53ㆍ대한민국 독립운동가들
김알렉산드라
본명 Александра Петровна Ким,
알렉산드라 페트로브나 김, 1885~1918
제정 러시아 출신의 공산주의 혁명가이며, 한국 독립운동가이다. 2009년에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되었다.
한국 최초의 공산주의자로 꼽힌다. 그녀는 한국의 공산주의 독립운동가 중에서도 굉장히 이른 시간대에 활동하였다. 고려인 거주지 중 하나였던 시넬니코보에서 태어난 이후 아버지 김두수와 함께 러시아에 이민을 갔는데, 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 만주로 돌아가자 10살의 나이로 따라갔다가 아버지가 사망한다.
이후 아버지의 러시아인 친구였던 표트르 스탄케비치라는 사람에게 입양되었는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여학교를 졸업하고 스탄케비치의 아들과 결혼한 후 교사 생활을 하게 되었다.
여기까지라면 평범한 한인의 삶이었겠지만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독립운동에 종사하게 된 그녀는 결국 스탄케비치의 아들과 이혼하게 된다. 그리고 우랄 산맥 일대로 이주했는데, 1916년에 한 정당에 가입하게 된다. 이 정당이 다름 아닌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이다.
이 이후의 행보도 비범하기 짝이 없다. 다른 사람도 아닌 블라디미르 레닌과 협력 관계가 된 그녀는 동아시아 지역으로 떠나게 된다. 먼저 독일의 밀정으로 오해받아 체포되어 있던 독립운동가 이동휘를 구명운동으로 석방한 그녀는 김립, 이동휘와 함께 한인사회당을 결성하게 되는데 그게 1918년이다.
이때의 직위는 무려 "극동인민위원회 외무인민위원". 비록 짧은 시간 존속했던 조직이었지만, 그녀는 한국계 최초의 외국 장관이다. 볼셰비키 측에서 "인터내셔널리스트"로 분류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또한, 볼셰비키당 하바롭스크 시위원회 사무국원(일부 국내 기록에서는 책임 비서라고도 한다..)이었는데, 소비에트 러시아의 특성을 볼 때 김알렉산드라가 정말로 시위원회 사무국장, 책임 비서(서기장)였다면 하바롭스크시 시장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일본군의 시베리아 출병으로 위협을 느낀 김알렉산드라는 100여 명의 조선인 동지를 구성해 반일항쟁에 돌입했으며, 한인사회당 창당 단 5개월 만에 백군과 일본군에게 체포되었고, 1918년 9월 16일에 처형당하게 된다. 이때의 유언은 아직도 남아 있다.
그녀가 사형당할 때 마지막 소원이 "8보(步)만 걷게 해다오" 였다고 한다. "왜 하필 8보냐?"라고 물으니, "비록 가보진 못했지만, 우리 아버지 고향이 조선인데 8도라고 들었다. 내 한발 한발에 조선에 사는 인민들, 노동자들의 미래에 대한 희망, 새로운 사회가 실현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라고 하면서 죽었다.
일찍 사망해서 그렇지 김알렉산드라는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운동 세력 내 공산주의 계열에서 절대적인 권위를 가진 사람이었다. 공산주의자로 유명한 이동휘가 공산주의를 배우기도 전에 김알렉산드라는 극동인민위원회의 얼굴인 외교관이자 러시아 볼셰비키의 극동 방면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 애초에 이동휘가 공산주의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 자체가 바로 김알렉산드라에 의해 석방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사 최초의 공산주의자이기도 하고, 김알렉산드라가 사망한 뒤에 한인 공산당 세력이 둘로 분열되고 심지어 자유시 참변, 국제공산당 자금사건 같은 비극으로 이어진 것을 생각하면, 김알렉산드라가 몇 년만 더 생존했다면 독립운동사에서 공산주의 세력의 역할과 행보가 전혀 달랐을 것이라 학자들은 분석한다.
여담으로 김알렉산드라는 한국민족대백과에 독립운동을 위해 공산주의를 추구한 이동휘와는 달리 처음부터 볼셰비키였다(...)고 쓰여 있다. 물론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의 볼셰비키 소속 공산주의 혁명가이긴 하였으나 독립운동에도 큰 족적을 남겨 건국훈장을 수훈한 독립운동가인데 공산주의에만 중점을 두어 서술된 것은 씁쓸한 일이기도 하다.
러시아 하바롭스크의 마르크스가 24번지에는 김알렉산드라의 기념비가 있다. 비문은 아래와 같다.
1917∼1918년 이 건물에서 알렉산드라 페트로브나 김이 일하였다. 그는 볼셰비키당 시위원회 사무국원이며 하바롭스크시 소비에트 외무위원이기도 하였다. 1918년 그는 영웅적으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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