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김병선(金炳善) (미상~ 1921.1.24)

2024. 1. 24. 10:00대한민국 독립운동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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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김병선(金炳善)

(미상~ 1921.1.24)

전라북도 부안군 상서면 청림



김병선 선생의 후손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도와달라는 요청이었다. 김병선 선생은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지만, 후손을 찾지 못해 국가보훈처가 건국훈장을 갖고있는 상태다. 시간이 흘러 김병선 선생의 후손이 나타났지만, 보훈처는 보훈처가 인정할만한 결정적인 자료들이 미비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와 역사학자들이 검토한 결과 후손들이 증빙한 자료 이상의 추가 준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우며,  이들이 실제 후손일 가능성과 개연성이 매우 높고 현재 이 후손은 1950년생으로 어느덧 70세가 되었다.



오랜 시간 모시던 노모가 돌아가시기 전 어린 시절로 돌아가 독립운동가 김병선 선생을 부르며 "아버지 미안해요, 아버지 고마워요, 독립 만세" 라고 말했다고 한다. 후손들과의 전화 인터뷰를 여러 차례 하며 필자는 참 화가 많이 났다. 지금부터 김병선 선생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의병 김병선이 1918~19년경 만주로 탈출하여 홍범도장군 휘하에서 항일투쟁을 한 사실을 찾아냈다. 김병선은 1920년 발견한 사료에 따르면 북간도에서 대한독립군 부대의 홍범도 사령관 밑에서 일하고 있었다.



대한독립보합단. 홍범도 장군을 필두로 각 지역에서 온 청년들과 함께만든 독립운동 단체였고 이 보합단원 명단에 김병선의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홍범도 장군은 국내진입작전을 위해서 김병선과 정재균을 함경남도 풍산군에 파견하여 국내 정황을 살피도록 했다. 이곳에서 정탐을 하다가 체포되자 일본 경찰은 이들을 데리고 산중에 숨겨둔 권총과 폭탄을 찾으러 갔고, 김병선과 정재균은 경찰의 총기를 빼앗으려다 일경의 총에 맞아 현장에서 순국했다. 이때가 1921년 1월 24일이다.

발견사료: 조선청년회연합회 제1회 창립 총회, 보합단원 활동

보합단 업적: 대한독립보합단원" 경성 종로경찰서 형사순경 이정선 사살, 대한독립보합단원 "검거,대한독립보합단원" 군자금 모집, 대한독립보합단원.. 평안북도 참사 오기원 사살, 대한독립보합단원" 평안북도 의주군 비현면" 순경 문치무부자 사살, 대한독립보합단원" 철산군 양책주재소 송용범 사살



잊혀진 이야기



김병선 열사의 외동딸 김동순(金東順)은 한 맺힌 세월 백 년을 살다 2017년 12월에 우리곁을 떠났다. 그분이 살아생전에 아들 홍영호에게 “너의 외조부는 독립운동을 하시다 가신분이다. 부끄럽게 살지 말라”고 늘 당부하셨다고 한다.



김병선 선생의 아내 김명숙 (1886~1986) 여사는 남편이 독립운동을 했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 그리고 몸이 쇠한 다음에는 일본순경이 온다며 극도의 공포감을 가지고 살았다. 그렇지만 더 이상의 깊은 얘기에는 침묵했다. 김동순(1919~2017)은 김명숙의 외동딸이다. 김동순도 유명을 달리하기 1주일 전 정신이 혼미해서야 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했다는 사실을 얘기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좋아져 돌아가신 아버지의 뼈라도 찾을 수 있다면 유전자 식별이 가능하다는데 자신을 화장하지 말고 묻으라고 유언했다. 또한, 돌아가시기 직전, 어린 시절속의 아버지를 회상하며 “아버지 미안해요, 아버지 고마워요, 독립만세”를 외쳤고 이것을 목격한 유가족들은 이때부터 독립유공자 신청 및 후손 인증 절차에 오랜시간 보훈처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독립운동 맞습니다> 책을 집필하며 목소리 높여 외쳤지만, 정보가 부족하고, 현실적인 방법조차 모르며, 금전적 여유도 충분치않은 고령의 후손들이 직접 자료를 중국, 일본 등 현지에서 찾아 보훈처가 원하는 형태의 문서로 작성한 뒤 공훈심사과에 제출하여 심의를 요청하는 것은 사실 매우 어려운 일을 넘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은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이 나라에 꼭 필요한 일이다.

이미 늦어도 매우 늦었다. 그러나 더 늦기전에 이러한 이야기를 세상에 전한다.

대한민국의 정체성, 국민들의 애국심, 국가관을 강요하지말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희생한 사람들부터 제대로된 예우를 다하는 것이 첫 단추를 메꾸는 일이 아닐까?



이 글이 널리 공유되어 김병선 선생의 독립운동 조각 하나라도 더 맞춰지길 소원한다.





*사진은 독립운동가 김병선의 외동딸 고 김동순(1919.11.29~2017.12.6) 여사다.